12. 내가 읽은 좋은 시

가로수街路樹

월정月靜 강대실 2006. 9. 27. 10:30
 
 

               街路樹

                             문   병   란

鄕愁는 끝나고
그리하여 우리들은 午後의 江邊에서
돌아와 섰다.

생활의 廢墟에 부대끼던 겨울을 벗으며
氷點에 서서 기다리는 우리들의 三月―
凍傷의 가지마다
부풀은 地熱에 窓門이 열린다.

허기진 발자국들이 돌아오는 午後의 入口.
아무데서나 너의 인사는 반갑고
너와 같이 걷는 이 길은
시진한 孤獨을 나누며 가는 季節의 좁은 길.

빈손 마주 모으고 돌아오는 밤이면
가난을 열지어 흐르는 어둠 속
서러운 까닭은
우리 모두 사랑을 따로이 간직하기 때문이다.

어둠을 呼吸하는 고요론 자리
누리지는 별빛을 머금어
다가오는 三月 같은 머언 얼굴들이
쏟고 간 눈물.

너는 보내야 했듯이 또 맞아야 하기에
철따라
새 옷으로 갈아입은 미쁘운 女人

여기는 季節이 맨발로 걸어 왔다
맨발로 걸어 돌아가는 길목.

가자,
우리 所望의 머언 山頂이 보이면
목이 메이는 午後
街路에 나서면
너와 같이 나란히 거닐고 자운

너는 五月의 휘앙새, 기대어 서면 너도
나와 같이 고향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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