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20. 고재종 시/10. 푸른 자전거의 때

월정月靜 강대실 2025. 2. 4. 10:38

푸른 자전거의 때


말매미 말매미 떼 수천 마리의 전기톱질로

온 들판을 고문해대어선

콩밭에서 콩순 따는 함평댁의 등지기 위로

살 타는 훈짐 피어오르는 오후 숲참때

 


저기 신작로 하학길을

은륜을 번뜩이며 달려오는 막내녀석,

그 씽씽 그 의기양양

문득 허리를 펴다 가늠한 함평댁의 입이

함박만하게 함박만하게 벌어질 때

 


때마침 목덜미를 감아오는 바람자락과 함께

푸르고 푸른 풋것들이

환호작약, 온갖 손사래를 쳐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