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의 여백/ 월정 강대실
언제까지 마음에 두고만 살 수 없어
큰맘 먹고 낙목 쫓아가는 막내 동서랑
땅끝 마을 달마고도 트래킹에 오른다
산문에 드니 기실 나는 땅을 기는 미물
울울한 숲길을 걸으면 구정물 들이킨 잡물
산골에 들어서자 있는 듯 사라지는 안개
산주 청설모 길라잡이가 되어 오르는 바윗등
힘이 풀리고 후들후들한 네 다리로 기어서
가까스로 산정에 땀벌창 되어 닿는다
무상무념 반석에 오도카니 앉아
가쁜 숨 갈앉히고는 사방으로 눈길 보내자
아득히 열리는 시야, 땀이 일군 여백
장부의 호연지기를 오늘에야 안다.
초2-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