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저녁 잎사귀
푸르스름한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밤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찾아온 것은 아침이었다
한 백 년쯤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내 몸이
커다란 항아리같이 깊어졌는데
혀와 입술을 기억해내고
나는 후회했다
알 것 같다
일어서면 다시 백 년쯤
볕 속을 걸어야 한다
거기 저녁 잎사귀
다른 빛으로 몸 뒤집는다 캄캄히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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