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 월정 강 대 실
설날 아침 서둘러 차례를 지내고
큰집 작은집 조카들 데리고
장형 막내랑 삼형제 나란히
부모님 산소에 성묘 드린다.
두 아들은 지난밤 꿈길에 다녀갔다,
올 한 해도 우리 새끼들 모두 다
들은 말 들은 데 버리고
본 말 본 데 버리도록 해라,
가슴은 따뜻해야 이뿐 꽃 안는다.
아버지 금싸라기 같은 덕담에
벌안 가득히 영롱한 햇살 넘실거리고
돌아서는 발길 가벼운데
어머니는 서낭당 고개 다 넘도록
바라보고 서서 손사래 치신다.
(2-44. 먼 산자락 바람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