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고향 당산할아버지

월정月靜 강대실 2024. 2. 1. 09:37

(사진설명: 고향 당산할아버지)

 

고향 당산할아버지월정 강대실 

 

 

발길이 끊어졌다 했는데...

이렇게 듬직하고 초롱초롱한 모습들이구나

네 아버지 자식들 거름이 돼야 한다고

눈물로 떠나셨다, 강보의 떡애기 때

 

당산할아버지는 처음 생겨나서부터

발 내린 데가 천국이다며 쭉 눌러 산다고
윗대 어른들 함자만이 아니라

집안 내력, 숟가락 개수까지 훤하셨다

 

세상은 갓 지난 어제가 옛날이고

바야흐로 별세계 여행의 꿈에 부풀지만

꼭 자기 일을  꽃피운 자라야 한다며    

 

곳곳에 어린 선대의 향기 음미하고  

도랑물에 삶에 얼룩진 일월을 씻고

애가 타던 난마의 실마리까지를 찾았으니

올라가서  아퀴를 지어라 하시고는

 

우리는 떠난 이들을 위해 늘 기도한다

어떻든지 고향 쪽으로 머리를 두르고  

마음은 앞산처럼 푸르러라 등을 토닥인다. 

 

2-870

202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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