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기다리는 밤/ 월정 강대실
내일모레는 팔월 한가위 전야
지난 설에도 오마 해 놓고는 안 온
서울 간 형 간만에 백마 타고 오는 날
밭고랑 훔친 땀 밴 삼베 적삼
앞 도랑에 흔들어 간댓줄에 널고
호롱등 밝혀 앞 기둥에 걸어 놓고
앞산 두둥실 솟아오르는 달 기다려
달덩이 같은 호박전 붙이며
딸랑딸랑 말방울 소리 기다리다
이슥하자 앞질러 오는 불길한 조짐
그만, 어머니 눈시울 붉힐까 두려워
콩닥거리는 가슴 곁눈질하다
깜박 졸은 유년의 한가위 기다리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