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한가위 기다리는 밤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10. 20:17

 

(사진: 인터넷 이미지)

 
한가위 기다리는 밤/ 월정 강대실
                

                          

내일모레는 팔월 한가위 전야

지난 설에도 오마 해 놓고는 안 온

서울 간 형 간만에 백마 타고 오는 날

 

밭고랑 훔친 땀 밴 삼베 적삼

앞 도랑에 흔들어 간댓줄에 널고

호롱등 밝혀 앞 기둥에 걸어 놓고 

 

앞산 두둥실 솟아오르는 달 기다려

달덩이 같은 호박전 붙이며

딸랑딸랑 말방울 소리 기다리다

 

이슥하자 앞질러 오는 불길한 조짐

그만, 어머니 눈시울 붉힐까 두려워

콩닥거리는 가슴 곁눈질하다  

깜박 졸은 유년의 한가위 기다리는 밤.


 

'1.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식목일에  (0) 2023.09.10
한밤에 쓴 편지  (0) 2023.09.10
새봄을 기다리며  (0) 2023.09.10
춘래불사춘  (0) 2023.09.10
여우비  (1) 202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