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숲 속을 걸으며

월정月靜 강대실 2022. 12. 19. 19:24

 

 숲 속을 걸으며 / 月靜 강대실 

 
먼발치에서는 나무 외에는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숲 속
등어릴 쓰다듬고 손도 잡고 
내 마음과 숨결 첩첩이 불어 넣으며
이리저리 길 내고 걷는다
긴긴 여정 끝, 아득한 침묵의 행자 
진대나무에 기대어 숨 돌리면 
전율처럼 느껴 오는 숲 마을과 정겨움
서로 손에 손 덧잡고
갈맷빛 소망 하늘 끝 펼치고 있었다 
여기저기 둔 빈자리에 뿌리박은 너럭바위 
해와 달 들러서 가고
갈 길 잃은 목숨과 지친 나래 감싸 
새 힘 받고 마음의 갈피 잡게 하였다
숲 속을 걷고 걸으며, 사람도 
한 물 되어 말 섞어 보지 않고는 
든 것도 본받을 것도 없다고 
지레짐작 말 않기로 했다.

'1.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낮달  (0) 2022.12.25
수선화  (0) 2022.12.20
무등산 어머니  (0) 2022.12.18
설산雪山  (0) 2022.12.18
귀로歸路1  (0) 2022.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