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덤불 속 호박덩이

월정月靜 강대실 2022. 12. 14. 22:43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덤불 속 호박덩이/ 월정 강대실

 

꽃 피고 새가 우는 춘삼월 
묵은 쩍밭 한쪽 귀퉁이 옛 두엄자리에
신접살이 차렸던 호박아씨 

우거진 찔레나무 환삼덩굴 위를

여름 내내 활개춤에 말만 타다 
번지레한 옥동자 하나 안 보여 준다 했는데

된서리에 그만 진이 빠져 까발린
퍼질러 낳아 여기저기 덤불 속 숨겨 온  
용알 같은 누우런 호박 덩이,

일찍이 청상 되어 열녀로 산다더니
어찌 부음 들었는지 한달음에 달려와 
영정 앞 꿇어앉은 열 자식 감쪽같이 숨겨 온  
숲정이 소갈머리 없는 당골네같이.

초2-781

2019. 11. 15.                                            

'1.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산雪山  (0) 2022.12.18
귀로歸路1  (0) 2022.12.18
가을을 두고 간 여자  (0) 2022.12.05
나 홀로 집타령  (2) 2022.11.30
알밤을 주워 들고  (0) 202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