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를 피우며/월정 강대실
무엇으로도 채울 길 없는 허전함
산발춤 추는 연기를 보면
가슴에 방맹이질 부르는가!
때로는, 마당귀에 불을 피워 보지만
하늘 높은 희뿌연 나래의 욕망
거실에 장작 난로 놓는다
온종일 진땀이 퍼즐처럼 짜 맞춘
옥상 위 우뚝한 은빛 탑
노을 비낀 하늘에 토해내는 불의 혼
지붕 아래 난로에서는
옹치 같은 집념의 송진 훨훨 타올라
주전자에 끓어 달는 망념,
길 찾지 못한 바람의 미아들이
남루한 회한 털털 털고 일어나
고조곤히 연기로 스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