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을 바라보며/月靜 강대실
자꾸만 달라붙는 보푸라기 생각들,
마음도 바람개비 가만히 못 있어
창밖 산비알 대숲에 눈 돌린다.
푸르른 대숲에 잔잔해진 내 안에
수다식구 삼시 세끼 녹록치 않아도
항상 집안 가득히 햇볕 불러다 놓고
동네 어귀 왕대밭 사들였던
학자금 캐어 낼 생금밭 일구자며
틈만 나면 철없는 자식들 앞 세우고 나가
땀 흘리며 말씀 일러 꿈을 심고
울울창창 대밭 가꾸었던
쥔 것 없는 죽물꾼들 찾아오면
어서 가 쪼개고 절어 본때 있게 살라며
생대 한 짐씩 밀어주고는
뒷장날 죽물전 찾아가 함께 허기 달랬던
고향 마을 안 고샅 큰 어르신
청대처럼 푸르른 뜻 보인다
소래기 크고 너른 마음 새록새록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