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보내며/ 월정 강대실
이제 그만 뜬구름 쫓겠노라고
뒷산 곰바위가 시새워할 의지로
혈혈단신 자작골 노송 밑에 막 치더니
너덜 섶 불꽃 틔는 곡괭이질
검은 짐승 떼를 이루어 풀 뜯고
건불 넉넉히 지핀 골방의 다짐들
앞산보다 더 높고 청청한데
근자에 안색이 좀 그렇다 했건만
깊은 데다 칼 댔단 발 없는 말에
한 줌 만한 마음 무릎 맞댈 때는
이달 모임에는 꼬옥 얼굴 보자 해 놓고
까마귀 고기 드셨던가 깜빡
우리 속 눈과 귀 부리기재 서성이는데
生 死는 도랑 건너는 거나 진배없다는 듯
기어이, 이승에 내려놓은 탄 숨
소금 담긴 가슴 평안한 영면을 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