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월정 강 대 실
담양 땅 찾아갈 때는
관방제 초입 초사막 국수거리 들러
멸치국수 한 대접 하고 간다
기다라니 늘어선 느티나무 가지 아래
머리를 맞대어 내놓인 평상
손님들 틈서리 비집고 올라서
한쪽 빈 상머리에 자리 잡고 앉으면
국수 한 그릇 먹고 잡더라만,
문 앞에까지 갔다가는 그냥......
힘이 팽겨 자갈길 간신히 왔다 하시며
허리춤에 묻어 온 박하사탕
가댁질 치다 우르르 달려드는
자식들 입 속에 물리시던 어머니
백지장같이 창백한 얼굴
흔흔한 미소 뒤에 갈앉힌 허기
원추리 새순처럼 뾰조롬 솟아올라
국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배고픔 대신 채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