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어떤 친구

월정月靜 강대실 2015. 12. 15. 10:15


어떤 친구 / 月靜 강 대 실 백년가약이 무슨 애들 소꿉장난인가 어떤 친구가 외근 중 차량이 발을 헛딛어 오랜 병상 신세 지다 세 발로 나와 결국엔, 늙은 도짓소 신세가 되고 말았다 생활 전선에 나섰던 부인 몇 년 간 알바에 보험에 방물장사로 돌다 받을 덴 없고 사방에 줄 것만 쳐졌다 친구, 산 입에 거미줄이냐며 투자했더니 덜컥 덫에 걸려 빚더미에 치였다 하나는 몇 십 년을 통째로 쥐어 준 봉투 어디에 빼돌렸냐 야단치고 한쪽은 여우한테 홀려 쪽박 찼다고 서로 삿대질에 너니 내니 덤터기 씌우다 기어이, 큰 사달이 났다 허리띠 졸라 얼기설기 마련한 아파트며 묻어 둔 땅 몇 평까지 홀랑 넘겨주고 끝내는 도장 찍고 각자 돌아서고야 말았다 손가락 걸고, 반쪽입네 하나네 하다가도 한 번 토라져 등 돌리게 되면 부부간은 깨어진 그릇 되는가 질그릇 깨고 놋그릇 장만 못할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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