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자작골 편지

월정月靜 강대실 2015. 10. 7. 03:33
      자작골 편지/ 월정 강대실 여보게, 친구! 올 겨울 사온일 빠끔히 길 열리면 벼슬재 너머 추월산 뒤켠 두어 마장께 자작골 내 우거 한 번 찾아 주시게, 꼬옥 견양동 들머리 아랫목 새끼줄 같은 오솔길 호젓이 타고 들다 폴짝 자작자작한 개울 건너뛰면 이마 앞 양지받이에 초막간, 우글우글 검은 옷 입은 내 새끼들 되새기다 귀를 쫑긋 반겨 맞을 걸세 우선, 따끈한 대추차로 언 몸 녹이고 해전에 뒷등 생솔가지 한 짐 쿡쿡 찍어다 뒷바람 내는 연기 눈물 훔쳐 가며 군불 빵빵히 한 부석 넣세 지글지글 온 방 끓어오르면 세상사 댓돌 아래 내려놓고 머루 다래주에 밤 고구마 화롯불에 묻으며 닭서리 곰 사냥 물귀신 될 뻔한 일이랑 지새워, 밀쳐둔 얘기 보따리 풀세 한번. 자작골 편지(시화용16행) 여보게, 친구! 올 겨울 사온일 길 열리면 벼슬재 너머 추월산 뒤켠 자작골 내 우거 한 번 찾아 주시게, 꼭 견양동 새끼줄 같은 길 타고 들면 이마 앞에 우글우글 검은 내 새끼들 되새기다 귀를 쫑긋 반겨 맞을 걸세 우선, 따끈한 대추차로 언 몸 녹이고 해전에 뒷등 생솔가지 한 짐 찍어다 뒷바람 내는 연기 눈물 훔치며 군불 빵빵히 한 부석 넣세 지글지글 온 방 끓어오르면 세상사 댓돌 아래 내려놓고 다래주에 밤 고구마 화롯불에 묻으며 닭서리 곰 사냥 밀 구워 먹기...... 밀쳐둔 보따리 풀어 보세, 지새워.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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