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방제림* / 월정 강대실
푸조나무 팽나무 음나무
고향 집 지키는 허리 굽은 노모처럼
시름겹게 눌러살고 계셨네
죽장에 깨금발로 들머리 내다보며
백 년 이백 년 삼백 년
긴긴 기다림으로 버텨 사셨네
해가 설핏한데도
한눈에 얼른 날 알아보고는
연신 오색 꽃잎 날리시며
이제 가면 다시 또
천년만년 학수고대하겠노라며
눈시울 붉히셨네.
* 관방제림: 천연기념물 제366호. 담양읍을 감돌아 흐르는담양천의
북쪽 언덕에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만들고 나무를 심은
인공림. 각종의 노거목이 줄지어 서 있으며 녹음과 아름다운 경치
바람을 막는 기능을 발휘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