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관방제림

월정月靜 강대실 2015. 8. 10. 08:04

 

 

관방제림* / 월정 강대실

 

 

푸조나무 팽나무 음나무

고향 집 지키는 허리 굽은 노모처럼

시름겹게 눌러살고 계셨네

 

죽장에 깨금발로 들머리 내다보며

백 년 이백 년 삼백 년

긴긴 기다림으로 버텨 사셨네

 

해가 설핏한데도

한눈에 얼른 날 알아보고는

연신 오색 꽃잎 날리시며

 

이제 가면 다시 또

천년만년 학수고대하겠노라며

눈시울 붉히셨네.

  

 

* 관방제림: 천연기념물 제366. 담양읍을 감돌아 흐르는담양천의

  북쪽 언덕에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만들고 나무를 심은

  인공림. 각종의 노거목이 줄지어 서 있으며 녹음과 아름다운 경치

  바람을 막는 기능을 발휘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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