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 월정 강대실
엎어지면 코 닿을 만한 데서
순한 미소 지그시 물고 있다가도
손대면 애기똥 같은 노오란 핏방울 달고
솔솔 비릿한 구린내 풍기는
눈길 마주치면 길가의 개똥처럼
못 본 체 하거나 고개를 외로 틀었지만
이 아침에는 여름의 푸르른 창가에
어머니 빙긋이 이 자식을 반기신 모습이라
불현듯 생각나는,
우리 어머니 온 삭신이 쑤시고 저리면
갖은 초근목피랑 푹푹 달여 드시고는
거뜬히 운신하여 온 밭 닦달하셨으니 약체에
가시고 삼십 년이 더 넘은 지금에사
참 감사하고 구린내가 어머니 냄새로 풍겨 와
두고두고 그 은혜 기억하고 싶은 애기똥풀
진작, 왜 내가 몰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