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을 닦으며 _ 공초14 -허형만
새로이 이사를 와서
새로운 삶의 시작(자기 반성의 계기)
형편없이 더럽게 슬어 있는
흑갈빛 대문의 녹을 닦으며
자기 성찰의 매개체 / 인식의 계기 마련
내 지나온 생애에는
얼마나 지독한 녹이 슬어 있을지
더렵혀진 영혼(대문의 녹→내면의 녹)에의 인식 : 치열한 자기 반성의 행위를 이끌어 냄.
녹 : 부조리한 현실에의 순응, 화자의 부정성 /회한의 슬픈 역사
부끄럽고 죄스러워 손이 아린 줄 몰랐다.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 치열한 자기 반성
부끄럽고 죄스러운 손 : 자기 세계에만 안주하는 과거 삶에 대한 인식
▶대문을 닦으며 자신의 생을 되돌아봄
나는, 대문의 녹을 닦으며
내 깊고 어두운 생명 저편을 보았다.
부끄럽고 죄스러운 과거의 삶
비늘처럼 총총히 돋혀 있는
추상적 대상의 시각적 형상화-지워지지 않고 뚜렷이 남아 있는 회한과 슬픔의 흔적
회한의 슬픈 역사 그것은 바다 위에서
시적화자의 부끄러운 삶이자 동시에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를 환기 / 바다- 시련과 역경
혼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빗방울
회한과 슬픈 과거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 / 바다와 대비되는 이미지로 부끄러운 일생에서 혼신의 힘으로 버티는 미약한 존재
▶회한의 슬픈 생애와 역사
그리 살아온
마흔세 해 수많은 불면의 촉수가
힘겨운 삶에 대한 고뇌-시각적 형상화
노을 앞에서 바람 앞에서
철없이 울먹였던 뽀오얀 사랑까지
바로 내 영혼 깊숙이
칙칙하게 녹이 되어 슬어 있음을 보고
더렵혀진 영혼 때문에 순수한 사랑까지 녹이 슬었음을 보고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온몸으로 온몸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회한으로 가득 찬 삶에 대한 치열한 자기 성찰
▶치열한 자기 반성
[작품 개관]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성찰적, 독백적
▶ 어조 : 성찰적이고 고백적 어조
▶ 표현 및 특징
① 추상적 대상을 시각적 형상화하여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② 고백적 어조를 통한 치열한 자기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③ 일상적인 행위에서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찾고 있다.
④ ‘공초’라는 역사적 기록과 자신의 삶을 중첩시켜 제시하고 있다.
▶ 제재 : 대문의 녹(삶의 부정성)
▶ 주제 : 회한으로 가득한 삶에 대한 반성과 순수한 영혼 회복에의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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