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월정月靜 강대실 2007. 10. 8. 09:44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12. 내가 읽은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0) 2007.10.08
기다리는 이유  (0) 2007.10.08
곽재구//사평역(沙平驛)에서  (0) 2007.10.08
물안개 - 류시화  (0) 2007.10.08
한사람 - 이정하  (0) 2007.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