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문학 산책

[스크랩] (펌)표현의 기법 비유

월정月靜 강대실 2007. 7. 25. 13:28

표현의 기법, 비유

1. 비유의 정의

* 어떤 대상의 모양이나 성질, 특성, 상태는 물론 추상적인 의미나 관념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일상적 어법, 보편적 어법과는 다르게 말을 사용하는 방법.

a)길이 있다. - 일상적 어법
b)길이 꿈처럼 있다. - 비유적 어법

- 길(대상)의 모습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꿈처럼>이라는 비유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여기서 원래의 대상(길)을 원관념이라 하고, 비유로서 쓰인 언어(꿈)를 보조관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보조관념은 원관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쓰이는 도구로서 기능을 갖는다.
- 원관념을 비유하기 위하여 쓰이는 보조관념으로서 ~처럼, ~같이, ~마냥, ~만큼, ~인 양, ~듯이 등의 연결어가 쓰이는 비유를 직유라고 하고, 연결어가 없이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만나는 것을 은유라고 부른다. 직유는 취의(tenor), 은유는 매제(vehecle)라고도 한다.

a)절망이란 오히려/ 나리는 눈처럼 포근하구나. (직유)
b)절망은 나리는 눈 (은유)
a)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같은 낙엽 (직유)
b)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니폐 (은유)

2. 직유에 대하여

* 직유가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에 연결어를 매개로 한 문장 속에 표현되는 방법이지만, 더러는 원관념은 작품 속에 나타나지 않고 보조관념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북치는 소년-김종삼>

내용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 이 작품에는 원관념이 보이질 않는다. 보조관념만 나타나 있을 뿐이다. 원관념은 어디에 숨어 있나? 바로 이 시의 제목인 <북치는 소년>이 원관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는 크리스마스 캐롤인 <북치는 소년>을 소재로 삼아 보조관념만으로 성탄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 것이다.

* 대체로 직유는 <표현의 구체성에 기여하여>대상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더러는 <대상이 지닌 어떤 특별한 의미를 환기시켜> 주는 수사로서 쓰이기도 한다.

<네게로-최승자>

흐르는 물처럼/ 네게로 가리./ 물에 풀리는 알콜처럼/ 알콜에 엉기는 니코틴처럼/ 니코틴에 달라붙는 카페인처럼/ 네게로 가리./ 혈관을 흐르는 매독균처럼/ 삶을 거머잡는 죽음처럼.

- 네게로 향한 나의 강렬한 그리움을 물, 알콜, 니코틴, 매독균, 죽음 등으로 표현하는 대신, 대상에 대한 인식을 다양하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직유는 결코 단순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

* 다음과 같은 경우도 비슷하다. 직유가 회화적 감각으로 대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대신, 대상에 대한 인식을 다양하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직유는 결코 단순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

<절망-김수영>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는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3. 은유에 대하여

*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에 연결어가 없이 바로 비유되는 은유는 <암유>라고도 부른다. 은유는 두 개으 대상이 드러내는 차별성과 유사성이 부딪치며 이루어내는 의미론적 전이와 새로운 의미 발생 때문에 직유에 비해 훨씬 강한 탄력을 만들어 낸다.

a)나의 허기는/ 시골역 플랫포옴 (가을날-김광림)
b)사랑은/ 내게 마지막 남은 들판이다. (노랑나비-최문자)

-<나의 허기>라는 관념과 <시골의 플랫포옴>이라는 사물 사이의 차별성, <사랑>이라는 관념과 <마지막 남은 들판>이라는 풍경사이의 차별성 등이 이 시에 탄력을 붙게 만든다.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에 동질성, 유사성이 크면 시의 탄력은 작아지고, 이질성, 차별성이 크면 클수록 시의 탄력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지나친 차별성은 시의 이해를 어렵게 만든다.

<너의 눈동자-옥타비오 빠스>

너의 눈은 번개와 눈물의 조국/ 말하는 고요/ 바람 없는 폭풍, 파도 없는 바다/ 갇힌 새들, 졸음에 겨운 황금빛 맹수/ 진실처럼 무정한 수정

-<너의 눈>이라는 원관념과 <번개와 눈물의 조국>, <말하는 고요>, <바람 없는 폭풍>,<파도 없는 바다>,<갇힌 새들>,<황금빛 맹수>, <무정한 수정> 등 병치된 일곱 개의 보조관념 사이의 복잡한 차별성은 이 시의 해석을 어렵게 만든다.

* 은유의 상상력은 대체로 직유보다 크다. 그러나 상상력이 부족한 초심자의 경우에는 직유를 잘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반투명의 창문처럼 그가 계단에 앉아 있다.(밀입국자-이영주)
-파초 잎처럼 위로 그냥 펼쳐닌/ 두 손바닥/ 대 평화다 (손바닥-김승희)
-빈 술명들처럼 차례로 그리움이 쓰러지면 (폭설, 민박, 편지-김경주)
-비누는 손가락 끝에서 꿈틀거리는 전복 살처럼 미끈미끈하다. (비누- 허만하)

4. 제유와 환유

* 제유란 겉으로 드러나 있는 한 부분(보조관념)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숨어있는 전체(원관념)를 비유하는 형식을 말한다. (예) 인간은 빵 만으로는 살 수 없다.

-이 때 드러나 있는 빵(보조관념)은 숨어있는 원관념(음식물, 먹거리)을 대신 가리키는 제유가 된다. <푸른 눈>이 서양 사람을, 태극기가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것도 같다. 즉, 부분을 통하여 전체를 나타내는 것이 제유이다.

* 환유란 어떤 대상을 표현함에 있어 그것과 관계가 깊고 가까운 다른 낱말을 표현하는 비유의 형식이다.
a) 금뺏지가 왔어. (금뺏지 : 국회의원)
b) 그녀는 백의의 천사야. (백의의 천사 : 간호사)

* 직유와 은유가 두 대상 사이의 유사성, 차별성을 근거로 하고 있음에 비해, 제유와 환유는 두 대상으 인접성에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인접성은 마치 기호와 같이 오랜 세월동안 형성된 사회적 약속이므로 창의적 상상력이 개입되어 있지 않음으로 시적 비유로서 쓰이는 데는 부족한 점이 많다.

5. 의인법과 의성법, 의태법

* 의인법이란 인간 이외의 사물이나 추상적인 개념에 인격적인 속성이나 동물적 속성을 부여하여 표현하는 기법이다.

<목로주점의 모스크바-예세닌>

내가 없는 동안/ 나지막한 집은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릴 것이고...(중략)...나는 이 수렁 같은 도시를 사랑하고 있다./ 설사 살갗이 늘어지고 쭈글쭈글 늙어빠졌다손 치더라도,/ 조는 듯한 황금빛의 아시아가/ 성당의 둥근 지붕 위에서 잠들어버렸다.

- 이 시에서 사물인 <나지막한 집>은 의인화되어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리고, 추상적 개념인 <황금빛 아시아>는 의인화 되어 잠들어 버린다. 초심자들이 활용할만한 기법이다.

* 의성법은 사물의 소리, 움직임, 모양, 의미 등을 음성으로 묘사하는 수사법이고, 의태법은 사람의 동작이나 사물의 상태 등을 그대로 모방하는 수사법이다.

<해에게서 소년에게-최남선>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독곡-고재종>

산길 굽이굽이 삼십여리/ 산빛에 젖어서 파아랗게 걸어들면/거기 옴팍하니 똑 들어앉은 독곡 마을엔/ 새벽같이 기침한 아버지들, 아직도/ 활활 장작불 메워 쇠죽을 쑤면, 아직도 산전에 나가 돌부리를 캐는 조선 소들

- 최남선의 시에서는 파도가 치는 소리를 의성어로 표현했고, 고재종은 <굽이굽이>,<활활>등으로 시각적인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의태어를 활용하고 있다.
출처 : 서은문학회
글쓴이 : 김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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