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2 16

아직은 살아가야 할 이유가 더 많다, //무료/양광모

詩는 일종의 언어유희라고 생각을 하는데 백석이나 이상의 詩처럼 도무지 얼릉 감을 잡지 못하는 시가 있는 반면에 그냥 읽으면 머릿속으로 쏙쏙 들어오는 시가 있답니다. 양광모 시인의 시가 후자에 속하는 것 같구요. 알듯 모를듯한 은유와 기교 수사를 버리고 그냥 일상적인 용어만 가져와서 아주 편하게 詩를 만들었네요. 공감대 와닿는 양광모의 시 두 편을 소개합니다. 아직은 살아가야 할 이유가 더 많다/양광모 아직은 살아가야 할 이유가 더 많다 아직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 아직은 가슴 뛰는 아침이 아직은 노래 부르고 싶은 밤이 아직은 사랑해야 할 사람이 더 많다 살아있다는 것은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완성하는 것 아직은 떠나야 할 여행이 아직은 잊고 싶지 않은 추억이 아직..

아우야 꽃 구경 가자 //양광모

아우야 꽃 구경 가자 /양광모 아우야 꽃구경 가자 오늘 핀 꽃 내일이면 지리니 시름일랑 꽃 진 후로 미루어 두고 아우야 꽃구경 가자 아우야 꽃세상 가자 아우야 꽃따러 가자 바람 불면 저 꽃잎도 떨어져 눈물일랑 내일날로 미루어두고 아우야 꽃따러 가자 아우야 꽃세상 가자 아우야 꽃처럼 살자 인생 백 년 밝은 날이 몇이랴 흐린 날도 마음에 꽃 활짝 피우며 아우야 꽃처럼 살자 아우야 꽃세상 살자 [출처] 아우야 꽃구경 가자|작성자 오뚜기캔디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양광모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양광모 어제 걷던 거리를 오늘 다시 걷더라도 어제 만난 사람을 오늘 다시 만나더라도 어제 겪은 슬픔이 오늘 다시 찾아오더라도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한다 식은 커피를 마시거나 딱딱하게 굳은 찬밥을 먹을 때 살아온 일이 초라하거나 살아갈 일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 진부한 사랑에 빠지거나 그보다 더 진부한 이별이 찾아왔을 때 가슴 더욱더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아침에 눈 떠 밤에 눈 감을 때까지 바람에 꽃 피어 바람에 낙엽 질 때까지 마지막 눈발 흩날릴 때까지 마지막 숨결 멈출 때까지 살아있어 살아 있을 때까지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살아 있다면 가슴 뭉클하게 살아 있다면 가슴 터지게 살아야 한다 [출처] 양광모 시 필사,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작성자 kino 시미

방황의 호사

방황의 호사/ 월정 강대실     시문詩文과 가까이하기로는사철 푸른 숨결의 댓잎 향 불어 잇는대나무골이 제일 좋을 성 싶어신문 쪽지 움켜쥐고 한달음에 찾아가몸 붙일 자리 잡았지요 생에 찌든 번뇌의 때 벗고자밭고랑에 박히어 몽근 황토 냄새에 취하고들개처럼 앞 뒷벌 이슬을 쓸고감춰 둔 길을 내주기도 하는 산 찾아 오르며누습한 생각의 부대 비워내지요 어떨 땐 하루가 물먹은 솜뭉치 같지만머잖아 마음의 진창에 더덩실 달 떠올라잘 익은 홍시 같이 달콤한 詩 한 편꼭, 빚어낼 것 같은 느낌에오늘도 방황의 호사 누리지요.  초2- 7362014. 5. 28.

1. 오늘의 시 2024.08.22

고향에 띄운 편지

고향에 띄운 편지/ 월정 강대실  울 밖 한쪽에 슬슬 뿌려 놓은 푸성귀시나브로 이리 저리 퍼져나가문 열면 온 들에 달래 냉이 참취…  라니! 볕받이 막에서 새끼 치던 짐승들알게 모르게 한 마리 두 마리 뛰쳐나가나서면 산속에 까투리 토끼 멧돼지… 라니! 친구, 참말로 재수가 불붙었네 그려바쁜데 일일이 가꾸고 돌보지 않아도 산열매에 칡뿌리 산삼 녹아든 물 마시고해와 달 별을 보고 우둥푸둥 살찐다니 여보게 친구, 꼭 부탁하네!올여름에는 죽마고우 탁족회 날 잡히면연락 주시게,  밥술깨나 먹네 이제는 내도 벼르던 모교에 가 보고 어우렁더우렁한 사나흘 고향 명소 못 본 데도 둘러보고오며 가며 나물 캐고 사냥도 한번 하세  먹거리 넉넉히 해서 계곡물에 들앉아친구네 잘 익은 가양주도 곁들이어권커니 잣거니, 단단히 한 ..

1. 오늘의 시 2024.08.22

민들레꽃4

민들레꽃4/ 월정 강대실   발길 드문 데 찾아 제 발 스스로 묶고 갖은 고난과 역경 일상으로 여기며감사와 염불로만 사는 앉은뱅이꽃. 새해 첫머리 꽃샘바람 고집스레 불어쳐도  천지 만물의 넘치는 새 소망 발원하며봄의 길목에 샛노란 꽃등 보시하는 남의 꽃자리 넘어다보는 일 없이  날개는 접어 땅바닥에 납작 몸 낮추고 땅속 깊숙이 생명줄을 다지는 민초 땅기운 공덕으로 받아 연신 피어낸 별꽃꽃대 높이 받쳐 올려 기도하다이유 없는 밟힘도 업고로 믿고 합장하는 어느 결 여물인 호호백발 두상 위 씨알바람의 날개 기다려 홀홀 떨쳐 보내고일체 만물이 다 공덕임을 실천하는.   한생이 깨달음의 향기 농농한 법문보면 볼수록 영락없는 보살올봄도 광명 바라 묵언 수행 중이다.초2-830/2023. 3. 29.  (민들레꽃 )

1. 오늘의 시 202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