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스크랩] 입술에 묻지 마십시요 / 김진영

월정月靜 강대실 2006. 9. 24. 18:24

    입술에 묻지 마십시오./ 김 진 영 가슴 훔쳐보아도 들어낼 것 숨소리밖에 없는데 입술에 묻지 마십시오. 발끝에서 올라오는 한숨 들추려 하면 경적소리 하늘을 나는데 어떤 소리를 들으려 하십니까. 시작에서부터 끝이 잘려나가 파닥거리는 붉은 고백을 들으려 하십니까. 아님 사금파리 같이 눈을 뜨는 내 안의 바위산 통곡을 끄집어내려 하십니까. 애써 숨기려 함은 이름 석 자 앞에 감추어 놓고 싶은 하루건너 또 하루가 있기 위함입니다. 침묵으로 날밤서는 당신과 내가 한 없이 흔들리는 세상을 열어가기 때문입니다.

    출처 : 서은문학회
    글쓴이 : 이명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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