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스크랩] 안부만 묻습니다/이향아

월정月靜 강대실 2006. 9. 8. 09:13

      안부만 묻습니다/이향아 안부만 묻습니다 나는 그저 그렇습니다 가신 뒤에 자주자주 안개 밀리고 풀벌레 자욱하게 잠기기도 하면서 귀먹고 눈멀어 여기 잘 있습니다 나는 왜 목 울음을 꽈리라도 불어서 풀리든지 맺히든지 말을 못 하나 흐르는건 절로 흐르게 두고 나 그냥 있습니다 염치가 없습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 재처럼 삭아 모두 없어지기 전에 편지라도 씁니다 어김없이 해는 뜨고 날짜가 지나 그 언젠지 만나질까요 그때까지 여전히 안녕히 계십시요.
출처 : 서은문학회
글쓴이 : 김숙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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