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한 닢/허형만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길바닥에 버려진 동전 한 닢
조심스럽게 주워 들었습니다.
흙 속에 묻혀 삭아들지 않고
발바닥에 밟혀
누그러들지 않고
차바퀴에 깔려 오그라들지 않고
길바닥에 버려진
동전 한 닢
정성껏 닦고 닦아 빛을 냈습니다.
따스한 손 바닥에 꼭 쥐고
밟히고 깔려 멍이 들었을
아픔을 감싸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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