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부리 바알간 장 속의 새,
동트면 환상의 베틀 올라 금사(金絲),
은사(銀絲) 올올이 비단올만 뽑아냈지요,
오묘한 오묘한 가락으로.
난데없이 하루는 잉앗대는 동강,
깃털은 잉앗줄 부챗살에 튕겨 흩어지고 흩어지고,
천길 벼랑에 떨어지고,
영롱한 달빛도 다시 횃대에 걸리지 않았지요.
달밤의 생쥐, 허청바닥 찍찍 담벼락 긋더니,
포도나무 뿌리로 치닫더니,
자주 비누쪽 없어 지더니.
아, 오늘은 대나뭇살 새장 걷힌 자리,
흰 제비꽃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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