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15. 이동주/5. 서귀포 (西歸浦)

월정月靜 강대실 2025. 1. 27. 14:05

서귀포 (西歸浦)

이 동 주

못 믿으리……

隆冬 벚꽃이 달밤보다 밝다니.

귀가 얼어 오던 길이 한 발은 눈보라요 한 발은 꽃

그늘.

낭기마다 물 먹어 부풀고. 새 소리 銀방울 찼다.

눈 구덕에 밀감이 익고 동백꽃 내내 참나무 숯불일세.

마소를 굴레 없이 자랑자랑 밖으로 몰면 짐승도

수말스러 애먹지 않도다.

여기오면 주름이 펴진다. 흰 머리도 검어지고.

아득한 그리움 귓전에 설레나, 나는 어쩌지 못한다.

이제 돌아간들 쓸쓸히 갔노라는 옛사람.

생소한 강산에, 어릿 어릿 내가 백로보다 희려니……

버릇없이 早白한 아니놈도 흰 바돌을 사양치 않으

렸다.

어지고, 착한 청춘이 이곳 풍토래갸 할 말이면 비린 것

날로 먹고 내 여기 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