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西歸浦)
이 동 주
못 믿으리……
隆冬 벚꽃이 달밤보다 밝다니.
귀가 얼어 오던 길이 한 발은 눈보라요 한 발은 꽃
그늘.
낭기마다 물 먹어 부풀고. 새 소리 銀방울 찼다.
눈 구덕에 밀감이 익고 동백꽃 내내 참나무 숯불일세.
마소를 굴레 없이 자랑자랑 밖으로 몰면 짐승도
수말스러 애먹지 않도다.
여기오면 주름이 펴진다. 흰 머리도 검어지고.
아득한 그리움 귓전에 설레나, 나는 어쩌지 못한다.
이제 돌아간들 쓸쓸히 갔노라는 옛사람.
생소한 강산에, 어릿 어릿 내가 백로보다 희려니……
버릇없이 早白한 아니놈도 흰 바돌을 사양치 않으
렸다.
어지고, 착한 청춘이 이곳 풍토래갸 할 말이면 비린 것
날로 먹고 내 여기 살레.
[출처] (2024.3.13) 서귀포 (西歸浦) - 이동주|작성자 서창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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