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견(杜鵑)
김영랑
울어 피를 토하고 뱉은 피를 도로 삼켜
평생을 원한과 슬픔으로 지친 작은새
너는 넓은 세상에 설음을 피로 새기려 오고
네 눈물은 수천 세월을 끊임 없이 흐려 놓았다.
여기는 먼 남쪽땅 너 쫓겨
숨음직한 외딴 곳.달빛 너무도 황홀하여
호젖한 이 새벽을,송구한 네 울음
천길 바다 밑 고기를 놀래고
하늘가 어린 별들 바르르 떨리겠구나...
너 아니 울어도 이 세상 서럽고 쓰릴것을...
아니 울고는 차마 죽어 없으리오
불행의 넋이여!
우지진 진달래 와지직 이 삼경의 네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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