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찾는 노인장/월정 강대실
아동들 자지러지는 웃음소리
간간이 창을 넘어 질러오는
오후의 텅 빈 운동장 한 켠
긴긴 세월의 상흔 온전히 부둥켜안고
교계 지켜 서 있는 버드나무
휘늘어진 가지 아래
불언의 위로 주고받으며
긴 벤치에 석불처럼 앉아 있는
소복단장 중절모 쓴 하이얀 노인장
무슨 회상에 저리도 아득히 잠겼을까
‘왜 아이들이 하나도 안 놀아!’
기다림 눈자위보다 더 깊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 초립동 시절
아련한 그림자 찾아 나왔을까
뛰노는 학동들에게서.
초2-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