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십팔공十八公 / 월정 강대실
다붓한 언덕길 동자승같이 깜찍했던 너
바람에 옷고름 너푼대는 몇 해 전 늦가을 해거름
넌지시 맞아들였지 스산한 마음의 뜨락에
멈출 줄 모르는 시간 열차 올라타서는
눈길 닿을 때마다 면모 몰라보게 수려한데다
불길 같은 열정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세인들 깨무는 입술 새어 나오는 탄식까지도
모래 속에서 찾은 금싸라기로 알고
온전히 마음공부에만 정신을 쏟더군
오늘은 고통을 삼키며 허욕의 긴 팔 잘라 내고
더벅머리며 겉치레 정갈히 다듬은 너
십팔공十八公 별호를 준다
먼 하늘 우렛소리에도 올곧게 뼈를 못 세우는
비루한 이내 도반 되어 되알지게 두 손 붙잡고
길 중의 길 좇아 해맑은 거울로 서자꾸나.
*십팔공十八公 : 소나무를 달리 이르는 말.
'松, 자의 파자 풀이임.
초2-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