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삶/ 월정 강대실
종심강 새털구름같이 한가하다 보니
주머니가 흥부 살림처럼 가벼워지네
미안쩍고도 그저 감사한 것은
큰 딸 연금이가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 감쪽같이 들여놓는 효도적금
뒷산처럼 짱짱히 내 삶 받쳐주네
퇴계 선생 만나면 한나절이
세종대왕 모시면 하루해가 무릉도원이네.
속에 빈 창고 큼직이 하나 짓고 보니
마음이 경주 최부자집처럼 넉넉해지네
비로서, 심곡 진창에 달 떠올라
춤추는 꽃향기 선연하게 보이네
쫓긴 일 없어 신발 거꾸로 안 신고
허튼 욕심 안 부려 허방에 빠지지 않네
장마당 나서면 눈에 든 건 다 내 것
동구 밖 거닐면 앞뒤들이 안마당이네.
-제4시집 바람의 미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