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뽑는 노인장/ 월정 강대실
병원 앞 쌈지 공원 가로수 성근 그늘 아래
수없는 질시와 발길질 아랑곳없이
계절을 딛고 무심히 짓어 오른 잡풀
풀 뽑는다 환자복 입은 칠십객 노인장
혹자는 거기가 해까닥 했거나 논팽일거라고
흘깃대는 눈총 따윈 괘념치 않는다는 듯 괘념
한 번 마음에 걸린다 싶으면
사돈네 쉰 떡 보듯 그냥 못 두는 성미신가!
한 손에 링거대 움켜잡고 맨손으로 뽑는다
포장마차 호떡 굽는 너부죽한 아낙네
파리 날리는 눈빛 뽀르르 쫓아가서는
풀은 뽑아 뭐할라요, 내뱉고 휙 돌아선 뒤꼍
마음밭 자꾸만 돋는 노욕을 뽑는다는 듯
한사코 겸연쩍은 표정, 한참을 숨 고르는 노인장
솔선이 막막한 인해의 촛불로 탄다.
초2-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