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현해탄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12. 16:23

 

현해탄 / 월정 강대실

 

 

아래로 아래로 낮추면 저리 깊어지는 것을

깊디깊어지다가는 푸르러

저 눈 끝 둥둥그런 적멸궁에 이르는 것을

바람에 드리이고 긴긴 세월강에 우려내고도

한 마름 다 차도록 산머리 뜬구름 쫓다

외곬밭 손바닥만큼도 갈아엎질 못하고

쑥대 우부룩한 이랑에 놀 빛 낭자한 회한

갑판을 내리갈기는 빛살과 해풍 간기 밴 물비린내

묵정밭 불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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