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눈뜨기3 / 월정 강 대 실
-원계정遠溪亭에서
반석 반석 하지만들 어이
반석이라고 다 반석일 수 있으랴
함양 병곡 가촌 천산마을
향기 그윽한 한 시인님 안내로
성하지열에 순수 하나 안고 찾았다
초입 잠수교를 건너자
강섶 천혜의 바위 둔덕 위에
옥계의 사계 외로 지켜 서 있는 원계정
처마 밑 움키듯 쌓아 올려진 죽담
네 귀 버티고 서서 오로시
일월을 헤는 다섯 소나무
풍채 의젓하고 기력 왕성했던 것 같은
헌데, 작년부터란다
반석 틈바구니에 명줄을 댄 셋
칠십년 이래 타는 목마름에 날로
기력이 쇠잔하더니 올 봄부턴 외관이
검붉게 변하며 사경 헤맨 지가
노송은 반석은 반석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