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새 눈뜨기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12. 16:02

 

 새 눈뜨기/ 월정 강대실

 

                                                                             

산에 갔다  

몇몇이서 추월산에 올랐다

산문에 들어서자 한 잎 풀잎

홍송 청청한 그늘 아래선 

구정물 노나먹은 잡물

건넛봉 바윌 바라보면

산머리 뜬구름만 같은 나의 

수달 한 마리 산주인이 듯 반색하며 

산이 내준 길이라고 갈차준 낭길

떡갈나무 밑에서 숨 돌려가며

걷다 기다 하였다

온 몸 후줄근히 땀에 젖어 

거뜬히 산정에 발 붙였다

반석에 오두마니 앉아 사념 사르고

사방으로 눈길 돌리자

바늘귀만치 새 눈 뜨이는 나

산정에서 알았다

세상은 땀 흘린 만큼 열리고

그 사람 차지가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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