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눈뜨기/ 월정 강대실
산에 갔다
몇몇이서 추월산에 올랐다
산문에 들어서자 한 잎 풀잎
홍송 청청한 그늘 아래선
구정물 노나먹은 잡물
건넛봉 바윌 바라보면
산머리 뜬구름만 같은 나의 生
수달 한 마리 산주인이 듯 반색하며
산이 내준 길이라고 갈차준 낭길
떡갈나무 밑에서 숨 돌려가며
걷다 기다 하였다
온 몸 후줄근히 땀에 젖어
거뜬히 산정에 발 붙였다
반석에 오두마니 앉아 사념 사르고
사방으로 눈길 돌리자
바늘귀만치 새 눈 뜨이는 나
산정에서 알았다
세상은 땀 흘린 만큼 열리고
그 사람 차지가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