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꽃씨를 심으며

월정月靜 강대실 2023. 8. 26. 20:52

 

꽃씨를 심으며 월정 강대실

 

 

긴긴 침묵 속 기다림은

볕뉘에 한껏 가슴 부푼 너, 사알짝

불러낸다 바람 잔 시간 밖으로

 

숫기 잃어 떨리는 가슴

양지바른 대지의 자궁 깊으막에

은밀히 몸 풀 자릴 마련하고

 

정열의 까만 씨알 하나 

지극한 정성으로 골라 심고 돌앉아

기도 속 정갈한 하루가 간다

 

그날의 설렘 채 가시기도 전에

어느 아침 잉태한 샛노란 떡잎 하나

고고성으로 세상 밖에 밀어내면 

 

그 지긋지긋한 산고, 온이 

한 계절 뜨락에 넘실이는 꽃물 

사랑의 보람으로 가꾸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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