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간 맞추기

월정月靜 강대실 2023. 6. 18. 14:29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간 맞추기

 

                                  월정 강대실

 

 

씽긋이 아침상을 차리는 아내
어떤가 보란다 된장찌개, 맛들었는지 
이제 짐작으로 해도 간이 맞는다고

으응, 자알 …… 맛있어요!
이력이 붙은 게지

내 입에 꼭 맞는 
국물 한 그릇 상에 올리기 위해
근 반백년 정성을 다해 간을 맞춰 온   
묵은지처럼 속이 깊은 아내 생각하다

얼토당토않는 생각 좇아가다  
어느 누구나 구미가 쏘옥 당기는 
시 한 편 짓지 못한 나를 생각하다   

돌연, 천 길 허궁다리 앞에 선듯  
눈앞이 캄캄하고 입안이 쓰거워져
미안한 마음 한 술 뜬 수저 넌지시 내려놓고
한무릎 물러앉아 벽을 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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