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내 안의 아버지/ 월정 강대실 우리 아버지, 십 남매 중 다섯째로 날 보셨다 밥상머리에서는 다심으로 문밖에서는 길라잡이로 회중 가운데 당신을 불러 세우며 삼킬 듯한 풍랑에도 선돌처럼 사시다 예순여섯에 이승의 강 건너 황망히 내게로 오셨다 마음속 외딴 섬 되어 어디에도 눈 한 번 주지 않고 사립 꼭꼭 걸어 잠그시더니 노상 자식이 전부라서 내 안에 온전히 살아 계시다 살아, 세상을 향한 문 지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