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달밤에/ 월정 강대실
어머니!
앞산 마루 휘영청 달밤
땀에 찌든 농무 저만치 밀쳐놓고
혹여 누구 눈에 띌까봐 뒤꼍이었어요
맨드라미 빨갛고 노란 연한 잎
송당송당 썰어 넣어
동그란 보름달로 지진 전, 한사코
떼어서 입에 넣어 주셨지요
어머니!
곱기도 하다며 함께 바라본 보름달
오늘은 어머니 반가운 얼굴
사무치는 그리움 이슥토록 마주합니다
느닷없이 자식 앞에 보이고 싶지 않은
볼 위 조르르 흐른 두 줄기 눈물
달빛에 너무나 선연했습니다
그 의미 지금도 알지 못하고
가슴속 박혀 살아서는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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