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그날 밤의 총성

월정月靜 강대실 2020. 2. 15. 20:12

그날 밤의 총성/ 월정 강대실 타-앙! 탕 타-앙! 한밤중 우리 아들들 누가 명령해 총 쏘았나? 오월이 다시 와도 풀리지 않은 그날 밤 총성. 뜬금없는 가불금 받아 쥐고 골목길로 달려 대인동 시외 터미널 막 발차한 담양행 막차 출구에서 붙들어 타고 간신히 퇴근 했으나 암굴 속 붙박인 오월의 해는 길기만 하다 통신도 교통도 다 끊긴 고립무원의 섬 광주 땅 방송은 폭도들 난동이라 생거짓나발 불고 자고새면 방관자, 점점 아프게 찔리는 양심 사정사정해 웃돈 얹어 주고 대절한 택시 교도소 앞 고개 못 넘는다며 차를 돌려 세운다 저리는 오금 뒤뚱뒤뚱 고개 너머  홉뜬 눈으로 꼬나본 총검 빠끔히 터 준 길 꿰어   솟구치는 분노의 걸음 도청 앞에 당도한다 인해를 이루어 목 놓아 사자후 토하다  어느새, 날 저물고 기력은 몸을 가누기 힘겨운데 반 백 리 길에 교통까지 막힌 탕자의 몸 유동 직장 숙직실에 기어든다 일찍이 인적 없고 가끔씩 바람이 셔터 흔드는 소리  밤이 깊을수록 아늑히 해방의 기대감 차오르는데 난데없이 정막을 깨고 들려오는 총소리 세 방 타-앙! 탕 타-앙!. 2020.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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