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병원 일기

월정月靜 강대실 2018. 7. 24. 14:30

 

    병원 일기/월정 강대실 희미한 지등이라도 하나 밝히자고 한 生 뒤뚱뒤뚱 고빗길 넘어온 탓이리 머리맡에 늘어만 가는 약봉지에 점점 멀리 못할 병원길 담당의, 눈길 안 닿는 음지 어딘가에 사악한 음모가 숨어든지 모른다며 샅샅이 뒤져 보자 권한다 행주보다 더 척척한 뉘우침, 속을 비우고 청강수로 씻어 낸 뒤 침대에 몸이 누이고 주삿바늘 꽂히고… 얼마나 깊은 미혹에 빠졌을까! 몽롱세계 흔들어 깨워 곁부축한다 긴 의자에 버려진 우유갑처럼 쓰러져 누워 연신 만상이 바로 서고 또렷해지자 대장에 몹쓸 싹 하나 뽑아냈다며 탈 있거든 바로 와 입원하란다 내 언어에 병실잠은 없다 되뇌며 오후의 나른한 병원 문 밀치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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