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맞추기 / 월정 강대실
씽긋이 아침상을 차리는 아내
어떤가 보란다 된장찌개, 맛들었는지
이제 짐작으로 해도 간이 맞는다고
으응, 자알 …… 맛있어요!
이력이 붙은 게지
내 입에 꼭 맞는
국물 한 그릇 상에 올리기 위해
근 반백년 정성을 다해 간을 맞추어 온
묵은지처럼 속이 깊은 아내 생각하다
얼토당토않는 생각 좇다 나락에 빠져
어느 누구나 구미가 쏘옥 당기는
시 한 편 짓지 못한 나를 생각하다
돌연, 천 길 허궁다리 앞에 선듯
눈앞이 캄캄하고 입안이 쓰거워져
미안한 마음 한 술 뜬 수저 넌지시 내려놓고
한무릎 물러앉아 벽을 업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