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간 맞추기

월정月靜 강대실 2017. 10. 23. 09:59


      간 맞추기 / 월정 강대실 씽긋이 아침상을 차리는 아내 어떤가 보란다 된장찌개, 맛들었는지 이제 짐작으로 해도 간이 맞는다고 으응, 자알 …… 맛있어요! 이력이 붙은 게지 내 입에 꼭 맞는 국물 한 그릇 상에 올리기 위해 근 반백년 정성을 다해 간을 맞추어 온 묵은지처럼 속이 깊은 아내 생각하다 얼토당토않는 생각 좇다 나락에 빠져 어느 누구나 구미가 쏘옥 당기는 시 한 편 짓지 못한 나를 생각하다 돌연, 천 길 허궁다리 앞에 선듯 눈앞이 캄캄하고 입안이 쓰거워져 미안한 마음 한 술 뜬 수저 넌지시 내려놓고 한무릎 물러앉아 벽을 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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