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그림자를 지우며-매화나무

월정月靜 강대실 2017. 3. 8. 21:03

 

 

그림자를 지우며 / 월정 강대실 ㅡ매화나무 다 떠나가고 적요에 잠긴 들판 부르튼 손발 구동을 건너는 매화나무 못 잊을 우리 부모님 그림자이리 어깨 흔들어 깨워 보지만 끝내, 침묵의 빗장 열리지 않고 죄목도 정죄도 없이 기계톱 굉음에 동강나 툭! 툭! 땅 위에 떨어져 눕는 반백 년 그루터기에 남은 나이테 평생 호미등처럼 허리 한 번 못 펴신 부모님 안돌잇길 한이 담긴 타임캡슐 낙과落果 같은 순명 곁에 움츠리고 앉자 생의 내력 소스라쳐 튀어나오고 살붙이를 보내듯 목이 메이는데 빈 논배미 건너 시르죽은 해의 눈시울 떨어진 동백꽃 가슴보다 섧고 솔밭 발밤발밤 건너오는 절집 독경소리 내 화끈거리는 두 귓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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