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 과 친구 !
진짜 벗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知己)’이다.
그런 지기는 오래 사귈 필요도 없고
가까이서 자주 볼 필요도 없다.
겨우 몇번밖에 못 만났어도 평생(平生)을 함께 한 듯하고,
멀리 있어도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만으로
가슴 벅찬 존재(存在)이다.
친구(親舊)는 많을 수 있지만
그런 벗은 드물게 마련이다.
때론 스승일 수도 있고, 연인(戀人)일 수도 있고,
심지어 적(敵)일 수도 있다.“
작가 이승수氏가 쓴
고려말에서 조선후기에 이르기까지
12쌍의 우정(友情)을 다룬 내용의
거문고 줄 꽂아놓아’에 있는 글로
작가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친구’와 ‘벗’에 대한 해석이다.
이 책은 우리 역사속 인물들에 대한 깊은 이해(理解)와
그들이 남긴 글... 특히 시문(詩文)에 대한
애정을 먹으로 삼고
저자의 웅숭깊은 사유를 붓으로 삼아
그린 12폭의 문인화(文人畵)이다.
또한 그의 책속에는 ‘친구(親舊)와 우정(友情)’에 대해서도
설명한 부분이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친밀(親密)함의 정도(定度)와
입장(立場)의 같고 다름을 떠나서
가슴이 가리키는 대로 마음이 따라가는 것처럼
신뢰(信賴)가 가는 사람이 있다.
더 나아가서 어떤 경우에라도
그가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 말이다.
자신이 하는 일과는 구체적(具體的)으로
내용(內容)이나 분야(分野)가 다르지만,
배포(配布)도 맞고 기상(氣相)도 통하고
심지어 취향(趣向)도 같은 사람...
진실(眞實)한 우정은
이러한 차이를 극복(克服)할 수 있고,
심지어는 서로간의 대결(對決)을 뛰어넘어는
무한적인 신뢰(信賴)를 바탕으로 한다.
우리네 인생은 나이가 들면서....
그리고 죽음이 가까워지면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 둘씩 떠나게 되고
마침내는 혼자 남게 된다.
이렇게 철저하게 혼자 남아,
즉 고독(孤獨)한 개인이 되었을 때,
마지막까지 옆자리를 지켜주는 벗이 진짜 벗이고,
그들의 사귐이 바로 진실(眞實)된
우정(友情)이라 할 수 있다.
이때, 벗은 내 자신을 발견하는 거울이고
내 고독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울타리이며
내 마지막 자존심(自尊心)을.....
끝까지 지켜주는 보루(堡壘)이다.
마지막으로....
不 結 子 花(부결자화)는 休要 種(휴요종)이요,
無 義 之 朋(무의지붕)은 不 可 交(불가교)라.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가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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