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 시 전문 읽기
비 개인 숲이 옷을 벗는다
터진 구름 사이
바람 몇 점 푸르게 일더니
새들이 울기 시작한다.
새들 소리에 후두둑 후둑 떨구더니
초록의 물결이
철철철 넘쳐난다.
숲이 쏟아놓고 숲이 잠긴다.
▶ 비 갠 후의 숲의 청신한 모습(서경)
여기 와서 침묵하니
내 침묵에 내가 잠긴다.
숲이 숲 같지 않구나.
새들이 새들 같지 않구나.
내 몸 밖의 것 같지 않구나.
터진 구름 사이 푸른 하늘도
내 마음 밖의 것 같지 않구나.
▶ 세계와 하나임을 깨닫는 화자(서정)
# 핵심 정리
* 성격 : 성찰적, 체험적
* 특징 1) 역설적 발상의 이용
2) 의인법의 활용
3) 선경 후정의 시상 전개
* 주제 : 세계와 인간의 하나됨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숲'이라는 공간적 배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화자의 깨달음을 드러내고 있다. 제목 '숲'은 시의 공간적 배경이기도 하지만, 화자가 깨달음을 얻는 대상이기도 하다. 즉, 화자는 숲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체험을 통해 세계와 자신의 일체감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선경 후정의 구조로 시상이 전개되어 전체적으로 간결한 인상을 주는 시이다. 이는 '힘'으로 상징하는 생명력과 밝은 내일을 믿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침묵/ 백무산
나무를 보고 말을 건네지 마라
바람을 만나거든 말을 붙이지 마라
산을 만나거든 중얼거려서도 안된다
물을 만나더라도 입다물고 있으라
그들이 먼저 속삭여올 때까지
이름 없는 들꽃에 이름을 붙이지 마라
조용한 풀밭을 이름 불러 깨우지 마라
이름 모를 나비에게 이름 달지 마라
그들이 먼저 네 이름을 부를 때까지
인간은
입이 달린 앞으로 말하고 싸운다
말없는 등으로 기대고 나눈다
( 인간의 의사소통에 중요한 도구이지만, 말은 근본적으로 분별과 경계를 바탕으로 하기에 온갖 시비와 다툼의 원인이 된다.
특히 서투른 명명이나 대화 추구는 각기 마음속에 기억 된 담화 수준으로 하여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의 불씨를 제공한다. 어떤 식으로든 상대방 또는 대상을 심문하거나 판단하는 일방성을 지닌 것이 기에 입에서 뱉어진 순간 말은 참된 진리의 인식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
어쩔 수 없이 말에 의지할 수 밖에 없지만 , 여전히 인간에게 사변보다 감성적 교감의 세게가 소중하기에 때로 '말없이 등으로 기대고 나누는' 살아있는 침묵의 세계를 그리워한다. 임동확korpoet@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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