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선덕여왕의 말씀 -서정주

월정月靜 강대실 2008. 2. 12. 16:58
선덕여왕의 말씀
글쓴이 : 법선(류상영) 조회수 : 7706.10.12 12:26 http://cafe.daum.net/daygac/7i46/109주소 복사
 

* 미당 서정주님의 작품으로 사랑과 욕망, 육신의 번뇌로 인해

죽어서도 욕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선덕여왕의 인간적인 갈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시입니다.

제가 자주 읽는 시이기도 하죠. 음악은 재주가 없어서 못넣었습니다.


선덕여왕의 말씀

짐朕의 무덤은 푸른 영嶺위의 욕계 제이천第二天

피 예 있으니, 피 예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구름 엉기고, 비 터 잡는 데- 그런 하늘 속.


피 예 있으니, 피 예 있으니,

너무들 인색치 말고

있는 사람은 병약자한테 시량柴糧도 더러 노느고

홀어미 홀아비들도 더러 찾아 위로코,

첨성대瞻星臺 위엔 첨성대 위엔 그중 실한 사내를 놔라.


살肉體의 일로써 살의 일로써 미친 사내에게는

살닿는 것 중 그중 빛나는 황금 팔찌를 그 가슴 위에,

그래도 그 어지러운 불이 다 스러지지 않거든

다스리는 노래는 바다 넘어서 하늘 끝까지.


하지만 사랑이거든

그것이 참말로 사랑이거든

서라벌 천년의 지혜가 가꾼

국법國法보다도 국법의 불보다도

늘 항상 더 타고 있어라.


짐의 무덤은 푸른 영 위의 욕계 제이천

피 예 있으니, 피 예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구름 엉기고, 비 터 잡는 데- 그런 하늘 속.


내 못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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