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우리말 바로 쓰기 172

한글의 의미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라는 노랫말이 있습니다. 한글은 점 하나 차이로 뜻이 아주 달라집니다. ‘미녀’가 ‘마녀’로, ‘고질병’이 ‘고칠병’으로 ‘악’이 ‘약’으로, ‘깨짐’이 ‘깨침’으로 달라집니다. 이 ‘점 하나(ㆍ)’는 한글의 아래아(ㆍ)로 ‘하늘’, ‘우주’를 뜻합니다. 그리고 사람의 ‘한 생각’은 하늘에서, 우주에서 온 것입니다. 그러니 ‘한 생각 잘 하면 천국이요, 한 생각 잘못하면 지옥’입니다. ‘님’이 ‘남’이 되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남’이 ‘님’이 되면 하늘이 열리는 것 같은 천국이 되지요. ‘미녀’가 한 생각 잘못하면 ‘마녀’가 되고, ‘고질병’도 한 생각 바꾸면 ‘고칠병’이 됩니다. ‘악’에서 한 생각 바꾸면 ‘약’이..

그분, 이분, 저분

그분, 이분, 저분​‘그분’은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대명사다. 한 단어이므로 ‘그 분은’ ‘그 분이’ ‘그 분들’처럼 띄면 안 된다. ‘이분’과 ‘저분’도 마찬가지다. 각각 ‘이 사람’과 ‘저 사람’을 높여 이르는 삼인칭 대명사로 붙이는 게 바르다. 접미사 ‘-들’이 결합한 형태인 ‘그분들’ ‘이분들’ ‘저분들’ 역시 붙여야 한다. ‘몇분’ ‘어떤분’은 한 단어가 아니다. “몇 분이나 오셨습니까?” “밖에서 어떤 분이 찾으시네요”와 같이 띄어야 한다. 이때의 ‘분’은 사람을 높여 부르는 의존명사다. 꾸며 주는 말이 앞에 놓인다. 높이는 사람을 세는 단위일 때도 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쓴다. “참석자는 총 네 분입니다” “두 분이 이곳을 방문하셨어요”처럼 사용한다. ‘환자’에 ‘분’을 붙여 높여 ..

‘생각지’?, ‘생각치’?

‘생각지’?, ‘생각치’?​글을 쓰면서 늘 헷갈리는 것이 ‘생각지/생각치’와 같은 경우다. 어느 쪽이 맞는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발음으로 구분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무리 읊어봐도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이것은 ‘-하지’가 줄어들 때 ‘-지’가 되느냐 ‘-치’가 되느냐의 문제다. ‘-하지’ 앞이 유성음이냐, 무성음이냐를 따지면 된다. 목청이 떨려 울리는 소리가 유성음이고, 성대를 진동시키지 않고 내는 소리가 무성음이다. ‘-하지’ 앞이 유성음(모음이나 ㄴ, ㄹ, ㅁ, ㅇ)일 때는 ‘ㅏ’만 떨어져 ‘ㅎ+지=치’가 된다. ‘흔치, 간단치, 만만치, 적절치, 가당치, 온당치’ 등이 이런 예다. ‘-하지’ 앞이 무성음(ㄱ, ㅂ, ㅅ)일 때는 ‘-하지’가 줄어들 때 ‘하’ 전체가 떨어지고 ‘지’만 남는다..

‘에요’와 ‘예요’의 구분법

‘에요’와 ‘예요’의 구분법​다음 중 ‘에요’ 또는 ‘예요’와 관련해 바르지 않은 것은?㉠ 내가 한 게 아니에요㉡ 생각대로 잘될 거예요㉢ 저 사람은 누구예요㉣ 지금 어디에요​‘-에요’는 용언(동사·형용사)의 어간 또는 명사와 결합해 설명이나 의문을 나타내는 말(종결어미)이다. 그러나 어떨 때는 ‘에요’가 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예요’가 되기도 해 헷갈린다.㉠의 ‘아니에요’처럼 ‘-에요’가 용언(동사·형용사)의 어간과 결합할 경우에는 어간에 ‘에요’만 붙는다. 즉 ‘아니+에요→아니에요’가 된다.​그러나 ‘-에요’가 명사와 결합할 경우 명사를 서술어로 만들 때 쓰이는 조사 ‘이’가 추가된다. 즉 ‘책+이+에요→책이에요’처럼 명사에는 ‘이에요’가 붙는다. 받침이 없는 명사일 때는 ‘이에요’의 준말인 ‘예요’..

‘~에’ ‘~에게’ 구분 법

‘~에’ ‘~에게’ 구분 법​다음 중 ‘~에게’가 잘못 쓰인 것은? ㉠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매일 꽃에게 물을 줘라㉢ 돼지에게 먹이를 줬다㉣ 기업에게 필요한 가치 어떤 행동이 미치는 대상을 나타낼 때 ‘~에’ ‘~에게’ 어느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헷갈린다. 문제에서처럼 구분 없이 모두 ‘~에게’를 쓰는 경향이 있다. 둘을 구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사람이나 동물을 나타내는 단어에는 ‘~에게’를, 그 외에는 ‘~에’를 쓰면 된다.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에서 ‘친구’는 사람이므로 ‘~에게’를 붙이는 것이 맞다. “부모님에게 꾸중을 들었다” “영희에게 일이 생겼나 보다” 등처럼 쓰인다. ‘㉡매일 꽃에게 물을 줘라’에서 ‘꽃’은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식물이므로 ‘~에게’가 아니라 ‘~에’를 붙여야 ..

‘든지’와 ‘던지’

‘든지’와 ‘던지’​유튜브는 영상과 음성을 주로 하지만 자막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성이 있더라도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자막을 집어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자막을 보면서 특히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다. 바로 “하던지 말던지” 형태의 표기다. “하든지 말든지”가 맞는 표현이지만 제대로 적힌 자막을 보기 어려울 정도다. 맞춤법의 기본적인 사항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렇게 많이 틀리고 있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였다. ‘-든지’는 선택, ‘-던지’는 과거다. ‘-든지’는 “사과든지 배든지 아무 것이나 좋다” 등처럼 쓰인다. 따라서 “하던지 말던지”는 내용상 선택을 나타내므로 “하든지 말든지”로 고쳐야 한다. ‘-던지’는 “얼마나 술을 먹었던지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와 같이 과거를 뜻할 때 사용된다..

'몇'의 띄어쓰기

'몇'의 띄어쓰기​‘몇십 번’ ‘몇백 번’ ‘몇천 번’과 같은 말은 붙여야 할까, 띄어야 할까. ‘몇’이 붙은 수 표현의 띄어쓰기가 제각각이다. 사전을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 한 단어로 올라 있는 ‘수십, 수백, 수천, 수만, 수억, 수조’와 달리 친절한 설명이 없어 헷갈릴 수밖에 없다. ‘몇’은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의문을 나타날 때와 의문의 의미가 아닌 ‘얼마 되지 않는 수’를 이를 때다. ‘몇’이 잘 모르는 수를 물을 때 쓰이면 띄어야 한다. “‘파우스트’는 괴테가 전 생애를 바쳐 집필했다”란 말에 “몇 십 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죠?”라고 묻는다면 ‘몇 십 년’으로 띄는 게 바르다. 구체적인 수를 물어본 것이다.​‘몇’이 그리 많지 않은 얼마만큼의 수를 막연하게 이를 때는 붙이는 것이 ..

외래어 받침의 비밀

외래어 받침의 비밀​‘cake(케이크)’란 영어 단어가 등장한 것은 13세기 무렵이다. 우리나라엔 구한말 선교사에 의해 소개됐다. 표기법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케잌’이나 ‘케익’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각자 자신의 귀에 들리는 대로 옮기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올바른 표기는 ‘케이크’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선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일곱 글자 외에 ‘ㅋ, ㅌ, ㅍ, ㅊ’ 등이나 겹받침은 사용하지 못한다. ‘커피숖’을 ‘커피숍’으로, ‘디스켙’을 ‘디스켓’으로 적어야 하는 이유다. 고유어에선 ‘부엌, 콩팥, 풀숲, 봄꽃’과 같은 표기가 가능하다. 이유는 이들 받침소리가 모두 발음되어서다. ‘봄꽃’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

‘데’의 띄어쓰기

‘데’의 띄어쓰기​말은 순식간에 나오지만 이를 글로 옮기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다.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띄어쓰기다. 문장에서 어떨 때는 붙여 쓰고 어떨 때는 띄어 쓰는 말이 적지 않다. ‘데’가 대표적이다. “지금 굉장히 추운데 그렇게 입고 괜찮으세요?”의 경우 ‘추운데’로 붙여 써야 한다. “그 추운 데서 하루 종일 고생이 참 많다”의 경우 ‘추운 데’로 띄어 써야 바르다. 왜 그럴까? 먼저 의미를 살펴봐야 한다. ‘데’가 ‘곳이나 장소’ ‘일이나 것’이라는 뜻을 나타낼 때에는 의존명사로 띄어 쓴다. “지금 네가 가려는 데가 어디지?” “이번 과제는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에서 ‘데’는 각각 ‘가려는 곳이’ ‘깨닫게 하는 것에’로 바꿀 수 있다. ‘데’가 ‘경우’의 뜻을..

‘~로써’ ‘~로서’ 구분

‘~로써’ ‘~로서’ 구분​직장인이나 대학생이 자주 쓰면서도 헷갈리는 낱말 가운데 하나가 ‘~로써’ ‘~로서’라고 한다.‘~로서’는 지위나 신분 또는 자격을 나타내는 격조사(자격을 나타내는 조사)이며, ‘~로써’는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 또는 재료나 원료를 나타내는 격조사다.“그것은 교사로서 할 일이 아니다” “그는 친구로서는 좋으나 남편감으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일이었다” 등과 같이 ‘~로서’는 신분이나 자격을 나타낼 때 쓰인다.​(예스러운 표현으로) 어떤 동작이 일어나거나 시작되는 곳을 나타내는 격 조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문제는 너로서 시작되었다”가 이런 예다.​“쌀로써 떡을 만든다” “말로써 천냥 빚을 갚는다” “대화로써 갈등을 풀 수 있을까” 등과 같이 수단이나..

“밥 한번 먹자”의 띄어쓰기

“밥 한번 먹자”의 띄어쓰기​다음 중 ‘한 번’ 띄어쓰기가 바른 것은? ㉠ 언제 밥 한 번 먹자㉡ 한 번 해보겠습니다㉢ 너 말 한 번 잘했다㉣ 한 번만 봐주세요 한국인의 뻔한 거짓말 1위가 “언제 밥 한번 먹자”라고 한다. 이를 글로 적는다면 ‘한번’을 붙여 써야 할까, 띄어 써야 할까? ‘한번’ ‘한 번’ 띄어쓰기는 누구에게나 어려운 부분이다. 먼저 정리하면 ‘한번’은 기회·시도·강조를 뜻하고, ‘한 번’은 횟수를 의미한다. ㉠“언제 밥 한 번 먹자”에서는 기회를 뜻하므로 ‘한번’으로 붙여 써야 한다. “시간 날 때 한번 놀러 오세요” “언제 한번 찾아뵙고 싶습니다”도 이런 경우다. ㉡“한 번 해보겠습니다”는 시도를 의미하므로 ‘한번’을 역시 붙여 써야 한다. “한번 먹어 보자” “일단 한번 가 보자”..

‘걸까’의 띄어쓰기

‘걸까’의 띄어쓰기​“그런걸까”를 붙여 써야 할까, 띄어 써야 할까.  ‘걸까’의 띄어쓰기를 판단하려면 ‘걸까’가 무엇의 줄임말인지 따져 보면 된다. “그런걸까”에서 ‘걸까’는 ‘것일까’의 줄임말이다(‘거’는 ‘것’의 구어). ‘것’은 항상 띄어 써야 하므로 “그런 걸까”로 띄어 쓰는 것이 맞다. ‘건지’나 ‘걸’도 그렇다. “그런건지”에서 ‘건지’는 ‘것인지’의 준말이므로 “그런 건지”로 띄어 써야 한다. “그런걸 왜 물어?”에서 ‘걸’은 ‘것을’의 준말이므로 “그런 걸 왜 물어?”라고 적어야 한다. 그렇다면 “곧 알게 될거야”의 ‘될거야’는 어떨까? ‘거야’ 역시 ‘것이야’의 준말이므로 ‘될 거야’로 띄어 써야 한다. “그런게 아니야”에서의 ‘게’도 마찬가지다. ‘것이’의 준말이므로 띄어쓰기를 해 ‘..

‘머지않다’와 ‘멀지 않다’의 차이

‘머지않다’와 ‘멀지 않다’의 차이​인공지능(AI) 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언론에서는 AI와 관련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AI가 모든 인간의 시험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AI가 멀지 않은 미래에 대부분의 의사 결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등과 같은 기사를 접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이처럼 ‘시간적으로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머지않다’와 ‘멀지 않다’가 혼재돼 쓰이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서로 다른 각각의 단어는 띄어 써야 한다는 띄어쓰기 원칙에 따라 ‘멀지 않다’가 바른 표현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운 미래’를 의미할 때는 ‘머지않다’로 써야 바르다.​‘머지않다’는 주로 ‘머지않은..

숫자 표현하기

숫자 표현하기​“그 아이가 이제 세네 살 됐으려나”와 같이 말하곤 한다. 그러나 셋이나 넷을 나타내는 말은 ‘세네’가 아닌 ‘서너’이다. 따라서 “그 아이가 이제 서너 살 됐으려나”처럼 써야 바르다. 1~2에 해당하는 표현은 무엇일까. “굵은 빗방울에 나뭇잎이 한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 더 남았다”에서와 같이 ‘한둘’이나 ‘한두’가 모두 쓰인다. 차이는 ‘한두’는 관형사로 단위를 나타내는 뒷말을 수식하는 낱말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2~3을 나타낼 때는 “두셋씩 편을 나누었다” “비가 두세 시간 동안 엄청나게 쏟아졌다”처럼 ‘두셋’이나 ‘두세’가 쓰인다.  4~5의 경우는 조금 헷갈린다. ‘너댓’이라 쓰기 십상이지만 ‘네댓’이 바른말이다. “학생 네다섯 명이 교실로 들어왔다”처럼 ..

'그것이'와 '그게'의 준말

질문 그게는 그것이의 줄인 말이 맞나요? 그렇게 줄어든 근거는 무엇인가요? 답변 ‘그게’는 ‘그것이’의 준말이 맞습니다. 체언과 조사가 결합할 때 어떤 음이 줄어지거나 음절의 수가 줄어지는 것은, 그 본 모양을 밝히지 않고 준 대로 적습니다. '한글 맞춤법' 제4장, 제5절 준말, 제33항에서 “체언과 조사가 어울려 줄어지는 경우에는 준 대로 적는다.”라고 하고, 아래와 같은 보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본말 : 준말 그것은 : 그건 그것이 : 그게 그것으로 : 그걸로 나는 : 난 나를 : 날 너는 : 넌 너를 : 널 무엇을 : 뭣을/무얼/뭘 무엇이 : 뭣이/무에

'-ㄴ바'와 '바' 띄어쓰기

우리말 바로쓰기 '-ㄴ바'와 '바' 띄어쓰기 카테고리 띄어쓰기 출처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등록일 2010-01-18 조회수 24,399 질문 '바'에 대해서 여쭤 볼게요. '~한바, ~된바' 이런 경우 붙여 써야 되나요, 띄어 써야 되나요? 답변 어미 '-ㄴ바'는 어간에 붙여 적고, 의존 명사 '바'는 앞말과 띄어 적습니다. 어미 '-ㄴ바'는 '서류를 검토한바 몇 가지 미비한 사항이 발견되었다'와 같이, 뒤 절에서 어떤 사실을 말하기 위하여 그 사실이 있게 된 것과 관련된 과거의 어떤 상황을 미리 제시하거나, '너의 죄가 큰바 응당 벌을 받아야 한다.'와 같이, 뒤 절에서 어떤 사실을 말하기 위하여 그 사실이 있게 된 것과 관련된 상황을 제시할 때 쓰입니다. 한편, 의존 명사 '바'는 '이왕 산 중턱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