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낫기는 그중 나아도
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
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
바닷가에 가 멎어버렸다.
활로 잡은 산돼지, 매로 잡은 산새들에도
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
꽃아. 아침마다 개벽하는 꽃아.
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
물 낯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
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
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 섰을 뿐이다.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벼락과 해일만이 길일지라도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12. 내가 읽은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천-서정주 (0) | 2006.10.31 |
---|---|
기다림-서정주 (0) | 2006.10.31 |
풀리는 한강가에서-서정주 (0) | 2006.10.27 |
추천사-서정주 (0) | 2006.10.27 |
추천사-서정주 (0) | 2006.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