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강대실 시인의 전자시 9 : 언덕 위 미루나무

월정月靜 강대실 2026. 10. 4. 02:30

 


강대실 시인의 전자시 9

 

언덕 위 미루나무

 

월정 강대실

 

 

너를 만나려고

우듬지 높다란 까치집 보며

여기까지 달려왔다

한 그루 나무가 못되고

곁가지도 되지 못하고

시려운 강변에 어설픈 해거름

벅수처럼 서 있다

언덕배기 드센 바람 혼자 버티고 서서

까치 부부 사랑을 끌어안고

하늘 끝 치켜올리는 이 향기

나를 안기에도 내 가슴이

늘 부족하기만 한 무지렁이

드레드레 부끄러움 매달고

바람 높은 둔덕

네 발아래 서성인다.

 

시를 펴내며

 

언덕 위에 홀로 선 미루나무를 바라보며

화자는 까치집을 품은 나무에게

자신의 마음을 조용히 비추어 봅니다.

 

거센 바람을 홀로 견디면서도

까치 부부의 사랑을 품고

하늘 끝까지 가지를 치켜올리는 미루나무.

 

그 앞에서 화자는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돌아봅니다.

 

마지막의

“드레드레 부끄러움 매달고 / 바람 높은 둔덕 / 네 발아래 서성인다”는

미루나무를 향한 경외와 함께

자신을 낮추어 돌아보는 시인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한 그루의 나무를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마음,

그것이 이 시가 전하는 깊은 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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