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대실 시인의 전자시 9
언덕 위 미루나무
월정 강대실
너를 만나려고
우듬지 높다란 까치집 보며
여기까지 달려왔다
한 그루 나무가 못되고
곁가지도 되지 못하고
시려운 강변에 어설픈 해거름
벅수처럼 서 있다
언덕배기 드센 바람 혼자 버티고 서서
까치 부부 사랑을 끌어안고
하늘 끝 치켜올리는 이 향기
나를 안기에도 내 가슴이
늘 부족하기만 한 무지렁이
드레드레 부끄러움 매달고
바람 높은 둔덕
네 발아래 서성인다.
시를 펴내며
언덕 위에 홀로 선 미루나무를 바라보며
화자는 까치집을 품은 나무에게
자신의 마음을 조용히 비추어 봅니다.
거센 바람을 홀로 견디면서도
까치 부부의 사랑을 품고
하늘 끝까지 가지를 치켜올리는 미루나무.
그 앞에서 화자는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돌아봅니다.
마지막의
“드레드레 부끄러움 매달고 / 바람 높은 둔덕 / 네 발아래 서성인다”는
미루나무를 향한 경외와 함께
자신을 낮추어 돌아보는 시인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한 그루의 나무를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마음,
그것이 이 시가 전하는 깊은 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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