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대실 시인의 전자시 8
똘감나무 아래서
월정 강대실
비트적거리며 산에 오른다
무지갯빛 산정은 아직 멀었는데
힘에 부치고 숨이 목에 걸린다.
묵어, 흔적만 남은 무덤 옆
맹감 찔레가시 욱은 똘감나무 아래
선승처럼 가부좌 틀고 앉는다.
숨을 돌리고
마음 가다듬자
수간 속 맥박 치는 소리,
온 몸으로 스민다, 어디선가
‘내리 봐야’ 길이 보인다는 환청 우레 같다.
감잎 하나 파르르 허공을 날아
내 안으로 파고든다.
시를 펴내며
힘겨운 걸음을 옮겨 산을 오르다
잠시 똘감나무 아래 앉아 숨을 고르는 순간,
몸의 숨결과 마음의 맥박이 하나로 이어집니다.
높은 곳만 바라보며 오르던 화자에게
‘내리 봐야’ 길이 보인다는 울림이 전해집니다.
때로는 더 높이 오르는 것보다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고 낮추어 보는 일이
새로운 길을 찾게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에 허공을 날던 감잎 하나가
내 안으로 파고드는 장면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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