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금밭 앞을 서성이다 / 고재종
지난 토요일
직장 동료들과 청도에 다녀왔습니다.
별장처럼 예쁜 집에서
밤, 땅콩, 고구마를 먹고
집 근처 텃밭에서 자란 풋고추와 배추도 먹으며
눈부신 가을햇살까지 마음껏 먹었습니다.
그 집 옆엔 과수원이 있었습니다.
먹음직스러운 사과를 보고 우리들은
하나 따 먹어도 될까? 괜찮겠지? 안되겠지?
하면서 초대받지 않은
그들의 달콤한 축제에 방자하게 끼워 들었습니다.
정말로, 무슨 장한 기운이
서리서리 둘러쳐 있는 것인지 저마다
둥글게 깊어지고 있는 그 곳에
차마 들어서지 못하고
가지고 간 카메라에 몰래 담아 왔습니다.
詩하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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